경인철도회사에서 어제 개업예식을 거행하는데 인천에서 화륜거가 떠나 삼개 건너 영등포로 와서 경성의 내외국인 빈객들을 수레에 영접하여 앉히고 오전 9시에 떠나 인천으로 향하는데 화륜거 구르는 소리는 우레와 같아 천지가 진동하고 기관거의 굴뚝 연기는 반공에 솟아오르더라.
수레를 각기 방한간식 되게 만들어 여러 수레를 철구로 연결하여 수미 상접하게 이었는데 수레 속은 상중하 3등으로 수장하여 그 안에 배포한 것과 그 밖에 치장한 것은 이루 다 형언할 수 없더라.
수레 속에 앉아 영창으로 내다보니 산천초목이 모두 활동하여 닿는 것 같고 나는 새도 미처 따르지 못하더라. 대한 이수로 80리 되는 인천을 순식간에 당도하였는데 그곳 정거장에 배포한 범절은 형형색색 황홀찬란하여 진실로 대한 사람의 눈을 놀라게 하더라. 정거장에 당도하여 일제히 내려서 각기 유람하다가 오정에 정거장으로 들어가서 다과례를 행하는데 제제창창하고 차서가 부명하여 착란지폐와 헌화지성이 없더라. 그 중에 더욱 가관되는 것은 인천항에 거류하는 일인들이 각기 집에 국기를 세웠으며 축사하는 뜻을 표하여 유지제가 연회장에 기묘한 불놀이하는 여화 23발을 보조하였는데 1 축포, 2 대국만세, 3 대한만세, 4 황연류, 5 명동, 6 도성사, 7 축주, 8 뢰우, 9 발연, 10 적운롱, 11 류국, 12 군접, 13 일청평화, 14 양산, 15 흑운뢰, 16 서연, 17 개화부인, 18 뢰후, 19 리롱상, 20 청양용, 21 국화, 22 황백류, 23 팔윤국 인데 경치가 더욱 황홀하더라.
예식을 다 행하고 오후 1시에 서울 빈객들과 인천 빈객들이 도로 화륜거에 올라 2시반에 영등포에 당도하여 서울빈객들은 서울로 들어오고 인천 빈객들은 도로 타고 4시반에 인천에 당도하였더라.
-독립신문 1899년 9월 19일 3면(제 4권 204호)- [이 게시물은 기술사랑님에 의해 2009-02-19 09:31:55 기술이야기2에서 이동 됨]
327 
924
6,523
1,613,042
조회 : 13,274
